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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 용 / 보 /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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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kemoon 2003-03-04 14:00:35 | 조회 : 1798
제        목   콩나물 시루에 얽힌 사건
파일   #1
   yes3.gif (61.4 KB) Download : 101

[2001.6.20 흑백사진 속의 풍경]

최-
우리민족은 콩없이는 못사는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정말이지 저는 콩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 도 없답니다.

소-
그래요....콩 중에 제일은 베트콩이죠.....

최-
잡음 넣지 마세요.
아~....콩이 어떻게 우리에게로 왔을까?.....예쁜 콩...귀여운 콩.....

소-
거 되게...콩콩 거리네.

최-
아...콩은 원래 들에서 야생으로 자라던 들콩을.....
사람들이 재배를 한 것이로구나....
중국에서는 4,000년 전부터 재배가 됐고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초기부터 재배된 것으로 기록돼 있네.....

소-
하긴 그래요.....
우리민족은 콩으로 무수한 요리를 해 먹네요....
두부도 있고....콩비지찌개.....콩자반......콩기름도 만들고....
콩나물......콩가루......
그런데....왜 콩가루 집안이라는 말이 생겼을까요?

최-
그거야....제가 잘 모르지만.....
우리민족에게 콩이 없으면 안되는 이유는 알죠.
콩으로 메주를 만드는 데요.....
메주는 반드시 소영선씨 얼굴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메주가 잘 뜨면...그걸로 된장도 만들고 간장도 만드는데....
된장은 알려진대로 암도 예방할 만큼 건강식입니다.

소-
그러네요......
그러고 보니까...우리 민족은 콩이 건강하게 해준 거네요.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할 정도니까요....

최-
그런데.....
영양소도 풍부하지만....
콜레스트롤이나 공해로 체내에 쌓인 독을 없애준다고도 하네요.
또....피와 살을 맑게 하기도 하구요....

소-
그런데....
오늘.... 흑백사진속의 풍경...하는 시간 아닌가요?

최-
아...참...그렇죠.....난 또....'무엇이든 알려주마' 인줄 알았네요...
오늘은 콩나물 시루가 있는 풍경을 그려 보려고 합니다.

소-
콩나물 시루에서 키운 무공해 콩나물 그거 최고죠.
가끔 문제가 되는.... 농약으로 키운 콩나물과는 차원이 다르죠.....

최-
어릴 적 고길동의 집에서도 콩나물 시루에 직접 콩나물을 키웠습니다.
부지깽이 다루기의 진정한 고수...길동 어머니는....
이른 새벽부터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십니다.
쪼르르...쪼르르
콩나물 시루에서 물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길동이는 더욱 달콤한 잠을 자곤 했습니다.
길동 어머니는 콩나물에 쏟는 정성이
늦둥이 자식 키우 듯 온갖 애정을 다하십니다.

소-
쪼르르 쪼르르.....콩나물 시루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는
길동이의 꿈결에도 참 영롱하게 들려 옵니다.
길동이의 귀에는
두레박을 타고 내려온 선녀가 쉬하는 소리처럼 들리더랍니다.

최-
하여간...어릴 때부터 생각하는 게 예사롭지 않은 고길동입니다.
길동 어머니는 늦은 밤 주무시기 전에 한 번....
이른 새벽에 한 번......잊지 않고 콩나물 시루 앞에 앉으십니다.
어린 길동이는 콩나물 시루의 물소리를
항상 잠결에나 듣게 됩니다.
쪼르르...쪼르르....
길동이는 단잠을 자면서 아주 행복한 꿈을 꿉니다.

소-
성질 고약한 길동이지만....잠 잘 때의 모습은 참 평화롭습니다.
뭐가 그리 좋은지....연신 해죽거리면서 웃고 있습니다.
길동이는 꿈속에서 선녀에게 수작을 부리는 모양입니다.
"어허~으흐~ 선녀야...나하고 놀자....내가 콩나물 줄께..."

최-
참으로 묘한 잠꼬대까지 해가면서....행복한 꿈을 꾸는
길동이의 머리맡에서는 어머니가 정성을 다해
시루에 물을 주고 계십니다.
그 잠꼬대 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참 기가 막혔습니다.
무슨 애가 잠꼬대를 저따위로 하나....하는 생각으로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소-
"어~야~....선녀야....어딜가~?.....콩나물 싫어?
그럼 딱지 줄까? 왕구슬 줄까?....어~야~..선녀야~나하구 놀자"

최-
하지만 선녀는 길동이를 피해 자꾸 도망가는 모양입니다
어린 길동이의 귀에는 어디선가 폭포 물소리가 들려 옵니다.
아마....콩나물 시루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때문에....
그런 꿈을 꾸는 모양입니다.

소-
"어~야~ ...선녀야...거기로 가면 위험해....폭포가 있단말야...."

최-
"얼씨구~ 이 놈....놀고 자빠졌네...."
길동어머니는 참 길동이가 허우적 거리면서 잠꼬대 하는 모습을
다소 과격하게 표현을 하십니다.
하긴 뭐....그다지 틀린 표현 같지는 않습니다.
길동이의 잠꼬대가 별로 신선감이 없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다시 시루에 물을 주십니다....
쪼르르...쪼르르....

소-
길동이는 결국 선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선녀도 눈은 있는데.....어느 선녀가 길동이하고 놀아주겠습니까....
화들짝 놀라서 잠이 깬 길동이.....
괜시리 어머니한테 신경질을 부립니다.

최-
'오마이...오매 땜에 선녀가 도망갔잖아.....물어내...이~이~'
그 날....길동이는 어머니가 휘두른 쪽박에 머리를 맞고....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고 합니다.
쪽박은 단단한 길동이의 머리와 충돌한 뒤
쪽박으로서의 일생을 마치고 아궁이로 들어가 장렬히 전사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시루에 쪽박 하나를 새로 가져다 놓으셨습니다.
그 집에는 쪽박이 참 많기도 합니다.

소-
덕분에 너무 일찍 일어난 길동이....
할 일도 없고 심심하기도 해서....
콩나물 시루에 물이나 주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쪽박을 들어 시루밑 큰그릇에 있는 물을 퍼다가 시루에 붓습니다.
콩나물 머리와 줄기....뿌리를 적시고....볏집을 통과한 물이
쪼르르..쪼르르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뭐....할일도 없고 심심하기도 한 길동이는....
계속 시루에 물주기 장난을 하고 놉니다.

최-
그런데.....
길동 어머니의 부지깽이는 그 다음날에 또 활약을 하고 맙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길동이는
"엄마....... 내가....콩나물 물을 줬다우~....
엄마....콩나물은 앞으로 내가 물 주겠수...."

소-
이 말을 하는 동안 길동 어머니는....두리번 거리더니....
대뜸 부지깽이를 집어들고......
아무 말없이
길동이의 정수리를 향해 부지깽이 내리치기 기술을 구사합니다.
그 소리가 어찌나 경쾌하던지....
무쇠솥 뚜껑에 그릇 떨어지는 소리와 흡사하더랍니다.
하지만....부지깽이를 사용하신 후에
길동 어머니는 꼭 훈계를 잊지 않으십니다.

최-
"네 놈이었냐?.....콩나물이 다 썩었다 했더니....
과자나 사탕 먹던 손으로 콩나물 물을 주니까....콩나물이 썩지.....
아주...제발로 자수를 하는구만....에랏!....(실로폰)땡~!"

소-
고길동....머리에 혹을 두 개 달고....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애꿎은 누렁이를 한 대 걷어찹니다.
누렁이는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깨갱 깨갱"거리며 줄행랑을 칩니다.
하지만...길동 어머니는 그 모습도 놓치지 않습니다.
몹시 흥분한 길동 어머니....
애가 저런 식으로 자라서는 안된다는 생각의
비장의 필살기를 사용합니다.
그 공포스러운...부지깽이 던지기를 구사한거죠.....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얘기지만....
한 번은 음식 훔쳐먹고 달아나는 바둑이한테....그 기술을 구사했다가
그 바둑이는 온 동네 사람들의 몸보신 재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
네...그날 길동이는 악! 소리도 못하고 마당에 누웠답니다.
그리고....
그 후 10년동안 콩나물은 입에도 대지 않았답니다.
흑백사진속의 풍경...
오늘은
꿈결에 쪼르르..쪼르르 소리를 내며.....무룩무룩 자라던.....콩나물...
콩나물 시루가 있는 풍경을 그려봤습니다.

소-
쪼르르...쪼르르.....
길동이는 꿈결에
두레박을 타고 내려온 선녀가 쉬하는 소리로 알았다는 그 정겨운 소리.....
이 시대에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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