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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moon  [homepage] (2005-05-13 10:03:29, Hit : 2606)
:: 3-25 못생긴 얼굴이 자기 잘못인가?
줌마1 : “어머! 얘는 아빠를 닮았나 봐요?”
줌마2 : “그러게... 참 안됐다. 엄마를 닮아야 하는 건데...”

달래네 장미반 친구 엄마들이다.
그들은 나와 달래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무척이나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어떤 아줌마는 ‘쯧쯧쯧’소리도 냈다.

춘자 : “아... 네... 조금 그렇죠? 근데 제가 듣기는 좀 그러네요”
줌마1: “그렇게 들려요? 어머 그럼 미안해요. 그게 아니고...”
줌마2: “어쩜... 이런 엄마한테서 이런 딸이 나올까? 어머 신기해라”
딸(화가 나서) : “아줌마 도대체 왜 그러세요? 제가 어디가 어때서요?”
줌마1 : “어머 얘 눈뜨는 것 좀 봐. 검은자가 하나도 안보이네. 세상에...”
줌마2 : “그러게... 그래도 성격은 보통이 아니네... 얘 아빠도 이러나?”

이 아줌마들이 대체 왜들 이러는 것일까? 진짜로 원하는 게 뭘까?
내 입으로 ‘달래가 이렇게 생겨서 상당히 미안하다’는 말을 하라는 것일까?
내 손을 꼭 쥐고 있던 딸애가 거칠게 씩씩 소리를 내더니 앞으로 나섰다.
그 모습이 얼마나 장렬해 보이던지 마치 전쟁터로 나서는 잔다르크 같았다.

딸 : “아줌마 딸들도 보통이 아니네요 뭐! 나보다 더하네요 뭐! 뿡뿡뿡!”

어라! 이 녀석이 어른한테 ‘뿡뿡뿡’이라니 이 무슨 해괴한 사운드란 말인가?
사태가 이쯤 되면 저들에게서 우리집안의 분명 가정교육 대한 언급이 있을 것 같아
내가 선수를 치기로 했다. 나는 상냥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춘자(입술을 깨물며) : “달래야... 너 주둥아리 좀 닥칠래?
내가 어른한테 그렇게 하라고 가르쳤니? 오늘 아주 다 죽었어.
이게 뭐니 이게 이게.
집에 가서 아주 그냥 박살... 그래! 내가 완전히 뽀사뿐다”

그들은 ‘뭐 저런 것들이 다 있나?’하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는 내가 연출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불량기를 동원했다.
앞머리에 침을 잔뜩 발라서 어떻게 깻잎이나 한 번 만들어 볼까 하다가 그건 참기로 했다.

춘자 :“저기요. 우리 딸, 우리가 볼 때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거든요.
댁들이 그런 말 안 해도 우리 딸두 거울 볼 줄 아니까 제발 신경 끄세요”
줌마1 :“달래 엄마 화내지 마. 무섭다. 어머, 우리가 친하니까 다....”
줌마2 :“그러게... 뭐 겨우 그런 거 가지고 화를 내고 그러시나...”
춘자 :“아 그러세요? 그래도 얘가 아빨 닮은 게 다행이지.
댁들 얼굴을 닮았으면... 어유... 생각만 해도 진짜 끔찍하네.
야, 애기야! 가자!”
딸은 그 자리를 떠나며 한 번 더 ‘뿡뿡뿡’ 소리를 남겼다.
나도 뒤질세라
저런 집 애들하고 어울리면 ‘공부 못하는 병’이 옮으니까 주의하라고 크게 외쳐 주었다.

어린 애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그치들이 미웠다.
사람 얼굴 모양새는 자기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닌데,
그런 거 가지고 트집 잡는 사람은 비열하다.
우리 자식 얼굴은 부모만 속상하면 되지 왜 남들이 참견을 하는지.
하여간 나는 딸아이에게 무언가 희망이 되는 말을 해주어야 했다.

춘자 :“이담에 너 대학가면 엄마가 완전 미인으로 만들어줄게.
김태희? 아 됐다 그래. 심은하? 어디라고 감히 명함을 내밀어?
그러니까 너는 아무 걱정 말고 밥 잘 먹고 착하게 살아야 돼.
다시는 뿡뿡뿡 그런 거 하지 말고... 알았지?”

딸아이는 알아들었다는 것인지
“헐~”소리를 내더니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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