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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moon  [homepage] (2005-05-12 11:48:51, Hit : 2721)
:: 3/14 그럼 봉춘자는 별이 몇 개더냐?
길례 : “자기 지금 뭐하는데?”
춘자 : “징그럽다 얘. 왜 내가 니 자기니? 점심 먹은 거 올라오게...”
길례 : “왜~? 정겹고 좋잖니. 웬지 친구 그 이상의 느낌도 살짝 들구...”
춘자 : “넌 그러냐?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징그럽게 느껴지냐?”
길례 : “그건 그렇고. 얘, 너는 니 딸 혼 낼 일 없어서 좋겠다?”
춘자 : “너 그 말 참 잘했다. 너 그럼 우리 딸 좀 데려다 키울래?”
길례 :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니 딸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고... 얼굴... 음 움...”
춘자 : “얼굴 이쁘다는 얘긴 차마 하질 못하네? 그냥, 편하게 못생겼다고 그래...”
길례 : “아니... 뭐 그 정도면 귀엽지 뭐. 걔가 일단 얼굴은 작아 주잖아...”
춘자 : “자식이 아니라 웬수다 얘. 누굴 닮아서 그렇게 말을 안 듣는지...”
길례 : “누구긴 누구겠니? 어디 가서 도둑질 해온 애도 아닌데...”
춘자 : “아냐... 얘. 남편이 살짝 의심스러워. 남편이 바람 피워서 난 애 같애”
길례 : “지지배. 그게 말이 되니?”
춘자 : “근데. 웬일로 전화했는데...”
길례 : “속상해서 그러지. 뭐가 부족해서 공부를 못하나 몰라 정말... 해 달라는 거
다 해주는데. 남들은 돈이 없어서 걱정인데, 우린 돈이 없니? 뭐가 없니?”
춘자 : “머리가 없잖아. 니가”
길례 : “얘는... 내가 이래뵈도 아이큐는 150이야 얘”
춘자 : “루트 씌워서? 설마... 니가 그냥 150이겠니? 그럴 리가 없지”
길례 : “첫째가 못하면 둘째라도 잘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같이 다 그 모양인지”
춘자 : “누굴 탓하겠니. 그냥 벽에다 니 머리를 찧으면서 ‘다 내 탓이다’그래야지”
길례 : “속상해 죽겠다 얘. 그래서 둘 다 유학이나 보낼까 생각중이다. 지금...”
춘자 : “니네 애들은 공부는 못해도 착하잖니. 착하면 됐지 뭐. 좀 멍청하면 어떠니?”
길례 : “너 그거 칭찬이니 뭐니? 계속 듣다 보니까 기분이 영 그렇다 너?”
춘자 : “그렇게 들렸니? 그럼 미안하다 얘. 그래서 유학 보낼거야? 멍청한 애를?”
길례 : “너 정말!”
춘자 : “미안! 미안! 내가 왜...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잖니? 그래서... 사과할게...
내가 사과하니까... 넌 배하는 거다?”
길례 : “오호호... 지지배... 근데 얘. 너는 화나면 애 안 때리니?”
춘자 ; “하이고... 얘. 오죽하면 너한테 데려가라고 하겠니? 요게 요즘 머리 좀 컸다
고... 나한테 바락바락 대드는데... 아주 미워 죽겠다 얘”
길례 : “어머. 너도 때리는 구나. 조심해라 얘, 너 그러다 폭행죄로 잡혀 갈라”

길례의 말은 한마디로 체벌을 못하니까 울화병이 날 것 같다는 것이다.
자신은 어릴 적에 맞고 자랐지만, 부모님께 섭섭한 감정은 전혀 없었는데,
요즘은 체벌을 하는 부모를 야만인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그저 말로만 훈계를 하니까, 아이들이 영 말을 듣지 않는 다는 거였다.
길례는,
어느 기러기 아빠가 캐나다까지 날아가서 탈선한 아들을 300대나 때린 사건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 하는 게’아니냐고 반문했다.
길례는, 너네 집에서는 아무래도 조폭세계의 분위기가 감도는 것 같다는
감상평을 들려주고서 전화를 끊었다.

그런가? 사랑의 매란 없는 것인가?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어느 연예인의 말이 ‘말도 안 되는 말’인 것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때린다>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교육관도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인가?

그럼... 애를 때릴 때마다 폭행죄로 들어갔다면...
봉춘자는... 지금쯤 도대체 몇 개의 별을 달고 있을까?
나는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고서 그 별의 개수를 세어보기로 했다.

검사 : “피고 봉춘자는 그 사랑스런 딸을 매로 수회 가격한 사실을 시인합니까?””
춘자 : “네! 피고 봉춘자! 사실은 애가 커서 뭐가 될려고 그럴까 걱정스러워서...”
검사 : “피고는...‘예’‘아니오’로만 대답하세요!”
변호사 : “재판장님... 검사는 지금 피고 봉춘자에게 유도심문을 하고 있습니다”
검사 : “존경하옵는 재판장님, 피고는 벌써 수십 번의 전과가 있는 악질 흉악범으로서
전혀 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으며,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시키든지,
아니면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는 바입니다”
판사 : “피고 봉춘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습니까?”
춘자 : “네! 피고 봉춘자. 죽을죄를 지었사오나... 부디 한번만 용서해 주신다면...
착한 사람... 다시는 회초리를 안 드는 사람으로... 갱생의 길을 걷겠사옵니다”

그 새 개꿈을 꿨다. 참 끔찍한 꿈이었다. 내가 정말 그렇게 죽을죄를 진 것인가?
제가 정말 그렇게 몹쓸 죄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제가 지금 장에 가서 쭈꾸미를 좀 사와야 하니까...
거기서 잠깐 물구나무 하고 계실래요? 제가 갖다 오면 상 줄게요.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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