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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moon  [homepage] (2005-05-12 11:29:29, Hit : 2464)
:: 3/10 자존심 회복용 충동구매
남자들은 그런 경험 많다면서요?
무슨 경험이냐구요? 에이~! 저기 침 꼴깍 삼키시는 아저씨.
지금 뭐 이상한 생각하시는 거 아녜요?
그런 게 아니구요.
왜 길을 가다가 앞에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낯익어서
후다닥 쫓아가서 뒤통수를 냅다 후려치고 “야! 임마 반갑다!” 그랬는데...
그 뒤통수의 주인이 뻘쭘한 얼굴로 뒤돌아서는 걸 보니까...
통 모르는 사람일 경우. 솔직히 한두 번씩 있으시죠?
에이~! 아니긴~. 솔직히 한번 손들어 보세요.
어디 보자~! 백만 스물 하나, 백만 스물 둘, 백만 스물 세명. 네...
그럴 때는 누구나 대략 난감해져서 당장 도망가고 싶죠.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도 생각해 보셨나요?
때려 놓고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화를 낼 수도 없고...
진짜 아파 죽겠다고 엉엉 울 수도 없고....

그래도 길가다가 이상한 놈한테 뒤통수를 얻어맞는 건 좀 낫죠.
두 눈 멀겋게 다 뜨고서 목전에서 무시를 당한다면 기분이 얼마나 꿀꿀한지 아세요?

점원 : “글쎄... 내말 들으라니까.
이 옷이 얼마나 고급스러워. 그냥 이 언니말대로 한 번 해봐.
그러면 절대 후회는 안 할 테니까...응?”
춘자 : “아... 그러세요? 그러다 내가 후회하면 어쩌실 건데요?”
점원 : “에이~! 내가 나이를 뭐 헛먹었나? 이 언니는 인생 경험도 많고...”
춘자 : “실례지만... 몇 년생이세요?”
점원 : “나? 에이... 나는 좀 오래 살았어. 지금 서른 두울! 거기는 몇 살?”
춘자 : “아... 그러세요? 서른 둘? 저는 뭐 얼마 안 살았어요”
점원 : “어~! 그래... 그렇게 보이네? 몇 살인데...”
춘자 : “이제 겨우 서른일곱 살이니까. 살아갈 날이 한 백년은 더 남았네요”
점원 : “서른일곱? 어머! 그러세...”
춘자 : “아니 뭘 그러세?”
점원 : “요!”

사실 그 여자가 하도 얄미워서 나는 나이 두 살을 더 부풀린 거다.

점원 : “아니, 어쩜 그렇게 젊어 보이세~... 요?”
춘자 : “미안해요. 본의 아니게 어려 보여서... 나도 정말 왜 이런지 몰라?”
점원 : “어머! 미안하긴....요! 어려보이면 뭐... 좋지~...요!”
춘자 : “아... 그러니~?......... 까.... 뭐.... 다행이네~........요!”

나는 처음 보는 사람이 다짜고짜 나한테 반말을 하는 게 싫다.
나이 많은 분들이 그러면 뭐 구수한 느낌이라도 들겠지만...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겨우 코찔찔이 초등학생이던 애가 버릇없이 맘먹는 건 딱 질색이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헌법을 몽땅 뜯어고쳐서
‘국민의 의무’에,
처음 만난 사람끼리는 무조건 민증부터 까서 보여주도록 하는
새 조항을 만들 생각이다.

춘자 : “이건 얼마야....”
점원 : “이거?... 글쎄... 이건 조금 비싼데...”
춘자 : “그러니까. 이건 얼마야.... 입겠지만... 금방 실증나지 않을까.....요?”
점원 : “... 이건... 남자 옷이구... 조금 비싼데... ”
춘자 : “그러게... 그래도 비싼 걸 입어봐야... 오랫동안....”
점원 : “그럼~ 당연하지~....”
춘자 : “그러니.....까. 내 말은... 비싼 걸 입어봐야... 오랫동안 후회만...”
점원 : “에이~ 농담도 잘하셔. 이게 입으면 얼마나 부티 나는데... 우리 남
편은 골프장에 갈 때도 이 옷 입고 가는데 뭘...”
춘자 : “하긴, 옷이 살짝 촌스러운 게 진짜 특이하긴 하네. 어~ 특이해라!”
점원 : “에이~ 언니는. 이게 어디가 촌스러워?”
춘자 : “일단 디자인이나 색상이 후진 게, 뭐... 우리 신랑은 좋아하겠네요.”
점원 : “에이 손님.... 그게 말이 되니~?”
춘자 : “우리 남편은... 세계적인 명품만 입다보니까
가끔 이런 걸 입어주면 그게 또 그렇게 기분이 새롭대나 어떻대나?
뭐 그러네요~. 글쎄~!
자기가 갑자기 평민이 된 느낌도 살짝 들고 그런다나?”
점원 : “손님, 도대체 어느 동네에서 오셨어....요?”
춘자 : “아니... 뭐... 꼭 동네라기 보단....... ”

나는 그냥 “저~어기!”라며
대충 아무데나 손가락을 한 번 푹 찔러주고 나서 신용카드를 꺼내들었다.
뭔 놈의 헝겊 쪼가리가 비싸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사서 그런지 옷이 좀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 같기는 하다.

에고 에고~! 쓸데없이 자존심만 강한 봉춘자.
괜히 욱하고 긁은 이 카드 값은 앞으로 또 어찌 메워야 할지
정말 눈앞이 캄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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