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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moon  [homepage] (2005-05-13 10:11:08, Hit : 4004)
:: 3-30 언제나 출연진이 화려한 나의 꿈
춘자 : “어머!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누가 볼까 두렵사옵니다”
최민수 : “괜찮다. 내가 책임진다. 어서 내 침소로 들라”
춘자 : “저는 이미 정혼한 처자이온데, 어찌 저에게 마음을 두시옵니까?”
최민수 : “나도 유부남이다. 그리고 내가 누구냐? 나는 조선의 국왕이니라”
춘자 : “하지만 정녕 아니 되옵니다. 우리 엄마 보시면 큰일 나옵니다”
최민수 : “그러냐? 뭐 또 큰일까지 나고 그러냐? 미안하다. 사랑한다”
춘자 : “에그머니나! 망측도 해라. 폐하! 소저 질문이 있사온데...
폐하께선 어찌하여 저같이 미천한 년을 좋아하신단 말씀이옵니까?”
최민수 : “그러게나 말이다. 하여간... 이 안에 너 있다”
춘자 : “이 안에는 너 없사옵니다. 그러니 부디 마음을 거두시옵소서”
최민수 : “너 지금 나한테 너라고 했냐?”
춘자 : “그럴리가요. 제가 감히 너한테 어떻게 너라고... 그러냐...?”
최민수 : “너? 그러냐?”
춘자 : “그래! 너라고 했다. 주제에 감히 남의 여자한테 껄떡대구...
까불고 있어 정말!”
최민수 : “여봐라! 게 누구 없느냐? 당장 이 년을 끌어내서 옥에 가두라...”

최민수가 왕이고 나는 궁녀다. 춘자 또 개꿈 꿨다.
봄이 되니까 계속 졸립다.
망측해라. 유부남인 최민수가 왜 내 꿈에 나타나고 난리인지 모르겠다.
나는 아주 못된 버릇이 하나 있다.
꿈에 유명 연예인들을 자주 출연시킨다는 것이다.
주중이고 주말이고 없이 ‘교체출연’을 하는 연예인들은
화려한 명성에 맞게 나를 유혹해댄다.
그렇다고 내가 아무한테나 뭐 홀랑 넘어가고 그러는 싸구려 여자는 아니다.
내 꿈에 자주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대충 이렇다.
소지섭이, 신현준이, 김민준이, 김남진이, 조인성이, 송일국이... 등등
들으셨다시피 꽃미남 스타일은 아니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이 줄줄 흐르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캐스팅에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이대근 아저씨랑 송창식 아저씨도 등장한다.
그 때 이대근 아저씨가 ‘마님~ 마님~’하면서 쫓아다니는 바람에
십년감수한 것을 지금은 말할 수 있다.
송창식 아저씨는 특유의 초승달같은 눈으로 나를 그윽히 바라보면서
‘우헤우헤우허허’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연예인 출연 꿈을 한바탕 꾸고 난 뒤 밀려드는 그 무서운 공허감.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이가 3학년 5반 이상인 아줌마들은 무척 외롭다.
나도 분명 여잔데, 아무도 나를 여자로 보려하지 않는 것 같다.

아~ 나도 연애하고 싶다.
멋진 남자와의 약속시간을 애타게 기다리면서 그 설레는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다.
풋사과처럼 싱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딸 : “엄마! 학교 다녀왔습니다. 나 배고파 밥 줘”
춘자 : “아, 너는 밥만 먹고 사니? 사람이 좀 낭만이 있어봐라. 낭만이...”

에구, 내 주제에 뭔 설레는 감정?
그래 밥 먹어라 먹어. 먹는 게 다 남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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