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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moon  [homepage] (2005-05-13 10:08:26, Hit : 4021)
:: 3-29 여자의 일생
이제는 내 남편의 독선과 가부장제적인 권위에 맞서 분연히 싸울 것이다.
바야흐로 봄도 왔건만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찬바람 부는 가슴을 안고 살아야하느냐는 말이다.

춘자 : “어머님 저 달래 에민데요. 건강은... 좀 어떠... 아... 다행이네요.
아니요. 다 잘있죠. 그럼요. 달래두요. 네... 아버님도 안녕하시죠?”

몇 달 만에 시어머님께 전화를 올렸다.
이상하게 시댁에 전화를 드리면 서로간에 나누는 말이 늘 똑같다.
시간과 언어의 효율성을 위해서
전화할 때는 뻔한 말은 하지 말도록 하는 조항을 누군가 헌법에 넣어주었으면 좋겠다.
마치 무슨 헌장의 글귀를 외워대듯
틀에 박힌 말들을 한동안 주고받은 시어머니와 나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이상야릇한 적막이 어색해서 나는 무슨 말이든 일단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춘자 : “어머님... 세상에 우리나라가요. 사우디한테 졌다네요. 글쎄...”

나도 참 주책바가지다.
뜬금없이 사우디한테 진 축구 얘기는 왜 거기서 튀어나왔을까?
시어머님은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한동안 고민하시는 듯 했다.
나는 시치미를 뚝 떼고 서둘러 본론으로 들어갔다.

춘자 : “애 아범이 요즘 저를 막 무시하네요. 말하는 것도 항상 명령조고...
제가 뭐 아범 몸종은 아니잖아요. 그죠? 저 속상해요. 어머니...”
시모 : “오매 고것이 참말이냐? 갸가 원래 그런 아가 아닌디... 우짜쓰까...”
춘자 : “원래 그런 사람이었으면 저도 결혼을 안했죠. 뭘 볼 게... 아니...
하여간 그 사람이 이상해졌어요. 맨날 늦게 들어오구...”
시모 : “그 나이 때가 제일 힘들다고 헝께... 아가 너가 참어라 잉?
워쩔 것이여. 이혼해불수도 없고... 안그냐? 다 그렇게 사니라...”
춘자 : “그래두 요즘이 뭐 조선시대도 아닌데, 마누라를 노비 취급하면 안되죠.
돈 좀 벌어 온다고 자기가 왕인줄 안다니까요. 유치하게...”
시모 : “우짜쓰까... 그럼 밥을 안 해준다고 겁을 줘불지 그러냐...
이 집안 남자들이 밥 안준다면 젤루 무서워헝께... ”
춘자 : “그래서 말인데요. 저도 돈을 벌어 볼까봐요. 제가 이러고 있어서
그렇지. 애들 영어 학습지 선생은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시모 : “근디 왜 그러고 있냐?”
춘자 : “애 아범이 너무 싫어하잖아요. 애나 잘 키우라면서...”
시모 : “우짜쓰가... 이 집안 남자들이 또...
여자들이 밖으루 싸돌아 댕기는 거 젤루 싫어헝께 아마 그럴 것이구만...”
춘자 : “근데요 어머님. 내일 우즈벡하고 축구하면 누가 이길까요?”

시어머니는 저건 또 갑자기 뭔 개뼈 같은 소린가 싶으셨는지 침묵하셨다.
나는 속이 상해서 괜히 투정 한 번 부려봤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가계부를 펼쳤다.
가뭄에 콩 나듯 쓰는 가계부는 여백이 많아서 낙서하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이다.

<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헤아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친정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1절이다.
나이가 든 것일까? 요즘 들어서 나도 이 노래가 무척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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