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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숙제를 대신 해주는 부모를 어떻게 생각...
lakemoon  2003-03-06 21:32:54, VIEW : 2,998
최-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교육열은 지나치다 싶을 정돕니다.
우스개 소리로 우리 교민이 미국을 크게 변화시킨 게 있는데.....
하나는 부동산 투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들의 과외학습이라고 합니다.

소-
미국 사람들이 볼 때는 신기했겠죠.....
검지도 희지도 않은 얼굴을 한 한국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미국 사람사이에 섞여 살더니......
금세 부자가 되고....아이들은 우등생이 되더라는 거죠.
그래서..... '분석하는 걸 즐기는 어떤 사람'이 정밀분석을 해 본 결과...
그게 바로 부동산 투기와 과외학습에 있었다는 겁니다.

최-
네....물론...이 얘기 또한....우스개 소리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지어낸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민족의 적극성과 열정은 어느 민족에 뒤지지 않습니다.
특히 자녀의 교육에 대해서는 더욱 열성을 보입니다.
부모의 삶을 희생해서라도....
자식만큼은 잘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소-
교육제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그 얘기는 오늘은 접어두기로 하죠.....
이제 내일이면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갑니다.
방학이라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초등학생들은 몇군데의 학원을 다녀야 하고....
매일 몇가지의 학습지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방학이 끝날 무렵이면....방학숙제도 해야 합니다.

최-
하지만.....당연히 아이들 스스로 해야 할 숙제를
부모님들이 직접 해주시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여보~ 당신은 국문과 나왔으니까....글짓기 숙제좀 해요....
나는 미술을 전공했으니까....그림을 그릴테니....'
뭐...이런 식입니다.

소-
그런데.....문제는 나중에 상을 받는 건....
부모님들이 대신 해준 것들이 상을 받더라는 겁니다.
결국 부모님들끼리 글솜씨...그림 솜씨를.....겨루는 꼴입니다.
그래서 고길동씨....무지하게 화가 났습니다.

최-
또....화가 났답니까?
고길동씨는 꼭 감정조절장치가 고장난 사람같네요.
어떻게 보면 사나운 싸움닭 같기도 하구요.....

소-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고길동씨의 처 오공녀씨의 잔소리로 시작합니다.

최-(오공녀)
"길동씨....난난이 숙제 좀 봐줘요....
남들은 아빠가 애들 숙제 다 해준다는데.....
길동씨는 매일 술이나 먹고 애 늦게 들어오니....
우리 난난이가 애비 없는 자식처럼 방치해 두고 말야...."

소-
고길동씨....정말 할 말이 없더랍니다.
하지만...애 숙제하는 거 도와줄 수는 있지만....
대신 해주는 건 말도 안된다는 논리를 폅니다.
"아니....학생이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가야지....
부모가 대신 해주면 아이가 늘 부모에게 의존하려는 마음만 커져서...
결국은 애를 망치는 거야....뭘 알기나 하고....."
네...딱 거기까지 말했다고 합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오공녀씨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최-(오공녀)
"거...말도 안되는 핑계 좀 대지말고.....
이거나 한 번 보구 그런 소리해요"

소-
하면서....보여주는 난난이 학교의 아이들 작품을 보고
고길동씨는 깨겡 소리를 내면서 일단 꼬리를 내렸습니다.
고길동씨는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이 썼다고 볼 수 없는
아이들의 글솜씨를 보면서....
국어국문학과를 나온 자신이 갑자기 초라해지더랍니다.
뭐....대강 이런 식입니다.

최-(초등학교 남자 아이)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냥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소-
그거...아니 잖아요....
그 밑의 거요...

최-(초등학교 남자 아이)
"아이구...그게 아니었네....
으흠 으흠...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아이구...이것도 아니네...."

소-
아이들이 쓴 거 읽으라니까요....

최-(초등학교 남자아이)
"제목...여름....지은이...김나라....
여름은 고온다습한 열대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인고의 시간이 엄습한다고나 할까?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갈파한....
고요한 아침의 나라...찬란무궁한 반도의 여름은
혹서속에서 삼라만상을 카오스로 만든다."

소-
지금 최형우씨가 읽은 글 뜻이 뭔지 아세요?

최-
글쎄요...제가 지금 뭔 소리를 한 겁니까?

소-
제가 볼 때는 그 아이의 아버지가 철학과를 나오신 분인가봐요.
국문과 나왔다고 딴에는 글 꽤나 쓴다고 자부하던 고길동씨....
아이들의 작품집을 보고.....
오공녀씨의 잔소릴를 듣고 닫혔던 뚜껑이 다시 열립니다.
옆으로 쭉 찢어진 눈이 갑자기 이글거리면서 타오릅니다.
눈동자로 봐서는 일단 전투태세가 완비된 것 같습니다.

최-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왜 이런 작품을 뽑았느냐고....학교에 항의 전화를 할 수도 없고....
숙제를 대신해준....부모님께....뭐라 할 수도 없는 거고.....

소-
네....그건 일반인의 경우구요.....
우리의 고길동씨....남다른 데가 있지 않습니까?
만화 둘리의 고길동은
툭하면 둘리를 이불에 싸서 내다 버리지만.....
내다버린 둘리는 항상 고길동 보다 먼저 집에 와 있지만.....

최-
지금 얘기가 곁길로 새는 것 같은데요....

소-
아...그러네요...죄송합니다.
하여간....고길동씨.....
다짜고짜....학교로 전화를 겁니다.

최-
저런 저런...그러다가 난난이 미움사면 어쩌려구.....

소-(고길동)
"거기 학굡니까?....난 학부형인데......
이름은 말 못하구요......그냥 유식한 학부모라고 해두죠....
하여간....정말 그러는 거 아닙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왜 창의력이 부족한 지 아세요?
그게 다 어른들 잘못 때문이라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학생들 작품하고 학부모 작품도 구분을 못합니까?
아이들이 정정당당하게.....자웅을 겨뤄야지.....
뭐...학부모 작품 경연대회를 하자는 겁니까?
이런 식으로 하니까....우리나라가 항상 이 꼴인 거예요
전화 끊겠습니다. 딸깍!"

최-
하여간 고길동씨는 그 성질 때문에 큰 코 다칠 사람이라니까요....

소-
그런데요....고길동씨가....전화를 걸었을 때는....
한 밤중이었기 때문에....학교에는 아무도 없었대요....
괜히 오공녀씨 들으라고....빈 전화에 대고 쇼한거죠....

최-
또...잔머리를 굴렸네요....

소-
그 사건 이후.....오공녀씨는
두 번 다시...난난이 숙제 해주라는 말을 하지 않았답니다.
일단 고길동쇼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죠.
여기서 오늘의 문제를 드리겠습니다.

최-
학부모가 아이들의 숙제를 대신 해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얘 난난아....밑그림은 내가 그릴테니...너는 색칠을 하거라..."
"얘 난난아....글은 내가 쓸테니...너는 원고지에 옮겨 쓰거라..."
뭐...이런 식으로 아이들과 함께 숙제를 하는 건....
부모로서 아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해도 되는건지....
그리고...그런 식으로 제출한 숙제로 상을 받으면
어릴 적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 할 수 있는건지.....

소-
그 반대로.....
고길동씨의 얘기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창의력을 키우게 하려면....
완전히 아이들에게 맡겨서....나름대로 풀어가도록 할 것인지....
학교는 당연히 아이들 나이에 능력에 맞는 숙제를 줄 것이니까....
부모는 관심을 가지고....조금 거들어 주면 되는 거지....
부모가....적극적으로 다 해주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최-
네....하지만.....솔직히...대부분의 부모님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아이들 숙제를 대신 해주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오늘 답은 어쩌면....너무 쉬울 지 모릅니다.

소-
"에이구...너두 결혼해서 애 낳아봐라....
우리 자식 어디가서 상받고 그러면....그게 다 아이에게 좋은거지....
아이들에겐 자신감이 제일 중요한거야...뭘 알기나 하셔야지...."
이러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구요....

최-
"거....모르는 소리 하지 마라.....
어릴 때부터 꼼수나 배워서...나중에 뭐가 되겠어.....
그게 자식 사랑하는 건 줄 알어? 망치는 거지?"
하면서 흥분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소-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일선 학교의 선생님이나....
학부모께서 전화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관련은 없지만....의견 있으신 분들도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전화번호는......

최-
좀 번거로우시겠지만...전화를 걸어서 소중한 의견을 주시는
모든 뿐께는 작은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제일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되는 분께는....
조금 더 좋은 선물도 준비돼 있습니다.

소-
저는 안주나요?

최-
안줍니다.
전화번호 다시 한 번......  




200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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