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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을 하는 버스를 탔다면
lakemoon  2003-03-06 21:19:41, VIEW : 3,263
최-
예전에 먼지가 풀풀나는 시골길을 기억하시는지요....
요즘은 산간벽지에나 가야 만나 볼 수 있는 황토길.....
중간 중간 자갈이나 바위가 박혀 있는
울퉁불퉁한 누런 황토길 위로...
양반걸음의 어르신이 느릿느릿 걸어가시고.....
가끔 소달구지가 덜커덩 소리를 내며 한가롭게 지나가던 황토길....
때마침 불어온 바람 한 줄기에....
뿌연 먼지가 연기처럼 하늘로 날아 오르던 그 황토길....
예전의 길은 ....상상만으로도 참 여유로와 보입니다.

소-
흑백사진속의 풍경...오늘은.....

최-
이 맹구야....오늘은 답이 뭐지요인거 모르세요?
옛날 얘기만 하면....수요일 코너인 흑백사진속의 풍역인 줄 알아...하여간...

소-
아...오늘은 금요일이죠.....
그리고...저는 이맹구가 아니고...소맹군데요....

최-
그러세요~
그런데요......전국토가 도시화되면서.....모두 포장도로로 바뀌고.....
그 길 위를 지나는 사람들도 예전과는 다르게 모두 바빠 보입니다.

소-
(왁스 오빠처럼)바빠 바빠빠바빠....
철수 아빠도 바빠...형우엄마도 바빠...바빠빠바빠...
오빠... 나 잡아봐라~

최-
지금 뭐하세요?

소-
다 바쁘다구요...

최-
요즘처럼 생존경쟁이 치열한 사회를 살려면....
좀 바쁜 듯이 살아야겠죠....
하지만.....
너무 여유가 없이 쫒기는 것처럼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소-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요즘 어떤 사람들 운전하시는 걸 보면....
목숨을 내 놓고 다니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누구라고 말은 못해도...
이를테면...경기방송의 최모부장....
반모PD...이모PD....가 대표적으로 거론되곤 하죠...
상당히 마음이 급하게 운전하시는 분들이시잖아요.

최-
그래요?....그런 분들이었어요? 안그래 보이시던데...
그런데요....
과속이나 난폭운전은...자신의 목숨만 위태로운 게 아니고....
남의 생명도 위협한다는 데 문제가 있죠.....

소-
과속난폭 운전은 일종의 범죄행위라고 흥분하는 분도 계시더군요.
대부분의 기사님들은 교통법규를 잘 지키시지만....
어떤 버스나 택시를 타고 있다보면.....
겁이나서 그냥 내리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싣고 달리는 대중교통수단이.....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하는 건 정말 삼가야 할 겁니다.

최-
고길동씨가 어느 토요일.....
저녁을 먹으려고 차를 집에 두고 버스를 탔답니다.
그의 딸 난난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못 보게 됐다면서
입을 쭉 빼고 투덜대고 있었고...
고지식한 선비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그의 처 오공녀씨는.....
입을 쭉빼고 있는 난난이를 달래가면서....
일가족은 버스에 올랐습니다.

소-
하긴...말이 저녁을 먹으러 가는 거지....
알고보면 그 양반 술먹으러 가는 거니까....차를 두고 가야겠죠...
그런데.....버스를 올라타자 마자....
고길동씨는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들은 전부 아주 불안하고 초조한 얼굴로
일제히 운전기사를 향하고 있더랍니다.

최-
그 버스는....난폭과속운전과는 사뭇 다른 모양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신호에 걸려 정차하고 있다가 다른 차는 다 출발하는데....
뒷차의 요란한 경적소리를 들어야...비로소 출발을 하고...
앞차가 정지한 것도 모르고 달리다 급정거를 하고....
차로의 선을 넘나들며 비스듬히 달리고....
고길동은 도대체 버스가 왜 이모양인지....문득 확인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소-
맨 뒷쪽에 서 있던 고길동은....앞쪽으로 옮겨가서
고개를 숙이고 운전기사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고길동씨의 표현에 따르면.....
이 사람이 지금 눈을 감고 있는 건지 뜨고 있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허리를 구부리고 운전기사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던...고길동...
급기야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얼씨구~?"

최-
네....얼씨구~?란 말이 나올 법도 하죠....
방아개비가 절구질을 하듯...
정기적인 간격으로
머리를 푹 떨궜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쳐들고...
머리를 푹 떨궜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쳐들고...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얼씨구~?란 감탄사가 안나올 수 없었겠죠...고길동씨의 평소 성격으로 볼때...

소-
얼씨구~?에 이은 고길동의 행동....짐작이 가시죠?....
하여간...그 고약한 성질 때문에 어디가나 환영 못받는다니까요...
고길동씨...."여보슈!"하고 부르며 운전기사의 어깨를 강하게 내리칩니다.
어쩌면....달콤한 꿈을 꾸고 있었을지도 모를 그 기사는....
마른하늘의 날벼락같은 고길동의 기습에....화들짝 놀라며....
급정거를 합니다.
이 바람에 뒷쪽에 서있던 난난이가 엄마의 손을 놓치고....
고길동쪽으로 쪼르르 달려 옵니다.

최-
"아빠...왜 그래?"
눈이 휘둥그래진 난난이는.....
가까스로 고길동의 다리에 부딛히면서 멈춰섭니다.
승객들은 모두..."내가 이럴 줄 알았지"하는 표정으로...
운전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에 용기충천한 고길동 서서히 일을 크게 벌입니다.

소-
"이기...이기...뭐..이런 사람이 다 있노?....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제정신일리가 없죠....졸고 있는 사람이.....
고길동은 자기보다 한 참 어려보이는 운전기사라고...
다짜고짜 반말입니다. 하여간 못말린다니까....

최-
운전기사분도...비록 피로를 못이기고 졸음운전을 했지만....
어디서 꼭 고길동처럼 생긴 남자가...행패를 부린다는 생각이 들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야...너 ....미쳤어?....
어디서 생긴 건 꼭 말라비틀어진 오이지처럼 생긴게...
너 때문에 사고 날뻔 했잖아 임마...."

소-
고길동....드디어 자기 못지않은 임자를 만난것 같습니다.
하지만....일단 성질이 났다하면....결코 수구러드는 법이 없는 고길동...
그렇지 않아도 난난이의 투정에 몹시 짜증이 나 있었던 터....
분풀이 상대가 생겼는데...그냥 넘어가면..고길동 어디 병난거죠..
고길동의 거대한 콧구멍 쌍굴이 용틀임을 하더니....
또 다시 뜨거운 김을 분출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 김속에는 가끔 이물질이 섞여 분출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최-
눈을 최대한 옆으로 찢은 고길동....

소-
"야....너...차 길옆으로 대.....너...오늘 제삿날인 줄로 알어
옥황상제께...보고나 드리거라..엉~."

최-
자기가 마치 조직폭력배의 행동대장인양....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고길동...
차를 길옆으로 대자마자...멱살을 움켜쥐고 기사를 버스에서 끌어 내립니다.
그 기사분...졸음운전 한 번 했다가....
성질 고약한 승객에게 봉변을 당하고 있습니다.
승객들은 하나 둘씩 버스에서 내려
둘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지....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싸움의 선제공격은 예상대로 고길동쪽에서 시작됩니다.
한참을 멱살만 쥐고 실강이를 벌이던 두사람간의 정적은...
고길동의 박치기 한방으로 끝이 났습니다.

소-
불의의 기습을 당한 그 기사분은....
입을 우물거리더니....입속에서 옥수수 두 알을 꺼내면서....
휴대폰으로 경찰에 전화를 겁니다.
그 날...고길동....또 파출소 신세를 집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보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고길동씨의 뒤에선....
좋아하는 TV프로그램도 못보고....저녁도 굶었다면서 투덜거리는 난난이와....
"아이고 내 팔자야~"를 반복하면서 터덜터덜 따라오는
오공녀씨의 힘없는 발자국소리가
늦은 밤 수원 영통지구 길거리에 길게 깔리고 있었습니다.

최-
답이 뭐지요? 오늘의 문제를 드립니다.
만약 내가 졸음운전을 하고 있는 버스나 택시에 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당히 여러가지의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길동씨처럼...과격한 반응을 하는 사람도 있겠고.....
목적지에 가기 전에 그냥....내려버린다고 할 수도 있고....
운전기사의 목덜미를 주물러 드린다고도 할 수 있고....

소-
운전기사에게 자꾸 말을 걸 수도 있겠죠.....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기사분의 졸음을 쫒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쓸 수 있을 겁니다.
하여간....
졸음운전을 하는 차를 탄 당신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재미있는 답이 많이 나올 것 같네요....

최-
전화번호는....

소-
전화번호 다시 한 번.........




200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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