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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에서 성추행범을 목격했을 경우 당신은...
lakemoon  2003-03-06 20:57:37, VIEW : 3,203
최-
서민의 교통수단 중에서....가장 안전하고 빠르다는 지하철.....
이 지하철 안은 사람사는 모습을 모두 전시해 놓은 것처럼
참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철커덩거리는 무쇠바퀴의 소음과 함께.....
실려갑니다.....

소-
그래요....어떤 사람은 구경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바로 사람 구경이라고 하는데요....
지하철을 타면.....
그 나라 사람들의 여러가지 모습이 다 진열돼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지하철 2호선은 서울 시내에서만 뱅글뱅글 돌지만.....
대부분의 지하철은....교외로 연결되기 때문에....
각종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속에 섞여서 각자의 목적지로 가죠....

최-
그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저마다의 표정도 다양하지만......
그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모두 다른 생각들로 채워져 있겠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는 사람...
세상의 짐을 다 짊어진 것처럼 무거운 표정을 한 사람.....
뭐가 그리 좋은지 혼자 실실 웃어대는 사람...
그런가 하면.....스포츠 신문을 읽기에 열중인 사람....
그런 신문을 파는 사람.....
하모니카를 불면서 플라스틱 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사람....

소-
경로석에 앉자마자 시치미 떼고 눈감고 자는 젊은이.....
그 앞에서 연신 큰기침만 해대는 할아버지....
문간에 기대고 서서 3초간격으로 계속 하품을 해대는 사람.....
삼겹살과 소주, 김치 냄새를 사정없이 풍기고 있는 아저씨....
고개를 떨구고 잠을 자다가.....갑자기 손을 입가로 들어 올리더니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무언가를 황급히 닦아내는 사람.....
그것도 모르고 줄줄 달고 있는 사람....

최-
이런 얘기만 하다가 날 새겠어요.....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 갈까요?
출퇴근 시간의 전철안은 완벽한 콩나물 시루가 되죠......
아무리 사람이 많은 전철이라도 문가에서 엉덩이만 밀어 넣었다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 사람은 그 지하철을 타고 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그 굳센 의지는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돕니다.

소-
그래서 몸이 가벼운 어떤 사람은
밀리고 밀리다 보면 바닥에 발이 안닿고 동동 떠서 가기도 한데요...
사람과 사람 사이가 아주 가까워지는 순간이죠....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는 참 웃지못할 해프닝이 자주 발생하는데요....
어쩌다 보면...남성과 여성이 마주 보는 형상으로.....붙어서 가기도 하는데요
그럴 경우 남자는 얼굴을 옆으로 틀고 가야하죠....
똑바로 하면....예기치 못한 입맞춤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최-
소영선씨는 그런 순간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쪽이죠?

소-
무슨...또...그런 소리를....그렇게 정확하게 하고 그러세요.....
그런데....저는 그런 복도 없어서.....
배불뚝이 아줌마나....틀니를 하신 할아버지가 주로....
제 앞에 오실 확율이 많더군요.....
.....농담입니다.....

최-
그렇게 복잡한 전철 안에는 젊은 여성에게 유난히 친근감을 보이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아주 지나친 친밀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자들이죠....
좋은 표현으로 하면....어루만지미라고 할까요?

소-
그런 인간들한테...뭐 그렇게 좋은 표현을 씁니까?
성추행범을 말하는 거잖아요......나쁜 인간들......

최-
성추행범들은 겉보기엔 다 멀쩡하대요......
조사에 다르면....
지하철 성추행범은 고학력의 화이트컬러 계층이 제일 많다잖아요....
성추행범 10명중 서너명은
대학을 졸업한 30대 회사원이라고 해요......

소-
참....그러니....겉만 보고서...누가 불량품인지 어떻게 구분하겠습니까?

최-
하이구...자긴 아닌것 처럼 얘기하네.....

소-
이 사람이 누굴 .....
그런데....
예전에 고길동씨가 이런 현장을 봤다고 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길이었는데.....
젊잖은 남자가....눈빛이 이상하더래요.....
뭔가 열심히 생각하는 눈치인데.....눈빛이 맛이 간 동태같더라는 거죠....
고길동씨는 그 남자의 옆에 서 있었는데....
아무래도 하는 짓이 수상스러워서.....
속으로..."저 놈이 혹시 앞의 여자 핸드백을 털려는 거 아냐?"
하면서...자신의 뒷주머니에 있는 지갑에도 잔뜩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최-
그런데....갑자기....앞의 여성이 뒤로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노려 봅니다.
그리고는 사력을 다해 앞으로 피해 보려고 하지만.....
좀처럼 콩나물 시루같은 사람 사이를 뚫고 나갈 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 징그러운 남자의 공격은 계속됐습니다.
여자는 용기를 냈습니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하고 한마디를 했습니다.
이 쯤 되면....아무리 파렴치한 성추행범들이라도
대개 꼬리를 내리기 마련일텐데....
이 여자분 이 날 대단한 강적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라는 항의를 들은 이 남자가 하는 말.....

소-
"어허~ 가만히 있어..."

최-
아니...이게 뭔 해괴망칙한 소립니까?
성추행범 주제에....자식을 타이르듯이.....
"어허~ 가만히 있어"라니.....

소-
천하에 꿀림없는 성질을 소유한 고길동씨의 레이다에
이게 다 포착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고길동씨는 그렇지 않아도....뒷사람이 염치 없이 밀어대는 통에
몹시 짜증이 나 있던터라.....분풀이를 할 기회가 생긴거죠.....
고길동씨....다짜고짜.....밑도 끝도 없이......
"야 이 개만도 못한 자슥아.....밥 쳐..삐~고....뭔 할 짓이 없어서.....
남의 걸 훔치고...지..삐~이야?.....엉?"하고 고함을 칩니다.

최-
남의 걸 훔치다니.....고길동씨는....
그 썩은 동태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앞에 있는 여성의 핸드백을
열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하긴...유뷰남이 다른 여성에게 이상한 짓을 하는 것도
훔치는 건 훔치는 거죠.....

소-
그럼 총각이 그런 짓 하면 훔치는 게 아닌가요?
유부남만 잘못이라는 얘기 같잖아요......
고길동씨 얘기 못들었어요?
그 절규와 같은 외침.......

최-
뭔데요?

소-
유부남도 사람이다~

최-
한긴 유부남도.... 다른 사람처럼...
유부국수를 좋아할 순 있지......

소-
에이...콱! 자꾸....그렇게 썰렁한 얘기로 찬 물을 끼얹을 거예요?
하여간....이미 일은 저질렀습니다.
사실 고길동씨 표정이 예술이잖아요......

최-
예술이죠.....일단 얼굴을 찡그리기만 해도.....
사방 10미터 근처엔 아무도 범접할 수가 없을 만큼 참바람이 일죠....

소-
썩은 동태 눈동자를 가진 남자.....
'아니.....뭐 저런 놈이 다 있어...?'하는 표정으로.....
"내가 뭘 훔쳐...?"하더랍니다.....

최-
고길동씨 ....나름대로는 참 기가 막혔습니다.
증인이 있는데.....저...뻔뻔한 자가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고래고래 소리 지릅니다.
"아가씨.... 저 놈이 아가씨....핸드백에서 뭘 꺼내지 않았어요?"
하고 증인심문을 했지만.....
이 사건의 증인인 그 아가씨는....."훔치진 않았구요...."하면서
무언가 말하려는 사이......
썩은 동태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끼어듭니다.

소-
"거 봐....안 훔쳤다잖아....재수가 없으려니까....별 놈 다 보겠네...."
하더랍니다.
천하의 고길동씨....이 말을 이제 드디어 뚜껑이 열립니다.
"뭐라구?....별 놈?.....야! 이 삐~야.....너 오늘 임자 만났다.....
내가 누군줄 알아? 이 개 삐~야....
내가 오늘 너를 ... 친히.....손 좀 봐주마....이 썩은 동태 눈..삐~야!"

최-
앞에서 계속
뱀처럼 징그러운 변종동물한테 당하고만 있었던 아가씨는
사태가 심상치 않게 변질되고 있음을 뒤 늦게 알고.....
용기를 내서 외칩니다.
그 외침이 어찌나....비장하던지.....삼일운동때 유관순 누나 같더랍니다.
"이 사람이 저한테...나쁜 짓을 했어요.....
이 남자 나쁜 놈이니까...혼 좀 내주세요....."
이런 외침 끝에 이런 종류의 절규도 했다고 합니다.
"죽여라...죽여..."

소-
네....하지만...전철안의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따분했는데....덕분에 아주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
사뭇 진지하고 흥미롭게 지켜보고만 있었답니다.
모든 이목이 자신에게 쏠려 있음을 눈치 챈...고길동씨....
킹콩처럼 큼지막한 콕수멍에 더욱 힘을 주어서 벌렁거리더니.....
"에라 이 버러지 같은 눔아~!'라는 단발마 같은 외침과 동시에....
번개같은 움직임으로 '썩은 동태 눈동자를 가진 남자'의 머리에
강력한 꿈밤을 먹입니다.

최-
고길동씨의 손이....그렇게 혼잡한 전철안에서도 자유로웠던 건.....
다...고길동씨의 결벽증 때문이랍니다.
앞뒤 좌우의 여성들에게 ...."난 치한이 아니랍니다"라는 표시로
고길동씨는.... 전철을 타면....항상 두손을 들고 있는답니다.
그리고 얼굴표정은....
"이것 봐요...난 아무짓도 안하고 있어요...."라는 인상을 짙게 풍겨 대면서.....

소-
갑자기 머리를 가격당한 '썩은 동태 눈동자를 가진 남자'는
비로소....꿀밤 한 대에 정신을 차린 모양입니다.
이제 전철안은 육두문자가 마구 날아다닙니다.
이러한 상황도 양에 차지 않았는지......
고길동씨... ... 뭔가 더 큰 일을 저지를 작정입니다.
갑자기....혼자만이 자유로운 손을 들어.....
썩은 동태 눈동자를 가진 남자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외칩니다.
"야.... 너 내려!"

최-
그 다음에 전철 안을 소란스럽게 떠돌아 다닌 말 중에는.....
"너...오늘...뼈도....죽었...복창.....내가...월남전.....공산당.....
6.25때는.....괴뢰군.....너 같은 놈......열 명.....한 손으로도...."
뭐....대충 그런 말들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지켜본 목격자들은 진술하고 있습니다.

소-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고길동과 똑같이 생긴 남자와 '썩은 동태 눈동자를 가진 남자'는
전철 밖으로 나가자 마자 서로 엉겨 붙어서 구르고 있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고길동씨....그 날도 경찰서에 가서...조서를 작성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유난히 경찰과 친한 사람인 모양입니다.

최-
오늘의 문제는 여기서 드리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전철 안에서 치한에게 추근거림을 당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만약 당신이
여성에게 성추행을 하는 남자를 목격했다면.....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소-
네...대개의 경우...당사자가 알아서 대응하길 바라지 않을까요.....
그런 일에 나서기도 좀 그럴 것 같고.....
그리고 당사자라면....대부분...
그냥....다른 곳으로 피해 버릴 것 같아요....

최-
하지만....악질을 만나면.....
아무리 피해도 계속 따라가면서....집요하게 나쁜 짓을 한대요.....
그러니까....그냥 피하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닐 것 같아요......
그리고....이런 상황을 목격을 한 사람도.....
112로 신고 전화를 할 수도 있고 .....민주시민으로서....
신고정신을 발휘해서 다른 사람이 당하는 피해를 신고할 수도 있는 거구요......
고길동씨처럼 다혈질의 사람들은 호통을 칠 수도 있는 거구요.....
여러가지 대응책이 있을 것 같아요.....

소-
청취자 여러분.......이건 나의 일일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각자의 의견을 기탄 없이 들려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 번호는.....

최-
네...전화번호 다시 한 번....



20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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