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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휴대폰이 울리면 받을 것인가
lakemoon  2003-03-06 20:56:15, VIEW : 3,019
최-
인류는 스스로 끝없이 과학문명을 발전시켜가면서.....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어요.....
실제로....그러한 과학문명 덕택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은 예전과 비교하면....엄청나게 편리해 졌죠?

소-
그렇죠....평소에는....그저....그렇거니하고 넘어가지만.....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서
얼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이 현실 세계속에서
우리를 편리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
그 중의 하나가 휴대폰입니다.
전화선도 없이 들고 다니면서....
어디에서나.....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우리 생활의 대단한 혁신일거예요......
요즘엔 해외여행을 갈 때도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가서
그 곳에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요..?

소-
그래요....삐삐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렇게 신기했잖아요....
어떤 사람은 그 삐삐를 산게 그렇게 자랑스러워서......
꼭 눈에 잘 띄는 곳에 매달고 다니기도 했잖아요.....
휴대폰이 일반화되기 전에도 그랬구요......
"나....휴대폰 있다~"하는 식으로....어찌나 티를 내던지.....

최-
그런데.....항상 그렇듯이.....그 편리한 문명의 이기들이....
사람에게 또다른 얼굴을 하고서.....가져다 주는...폐혜도 적지 않습니다.
휴대폰을 일컬어 현대판 족쇄라고도 부르잖아요?

소-
현대판 족쇄....그거 정말 맞는 표현이예요.....
휴대폰 때문에.....이 땅의 바람둥이가 많이 줄어들었을 거예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 졌다고나 할까요?

최-
소영선씨......

소-
네.

최-
안됐군요.....휴대폰이 있어서......

소-
제 휴대폰은 제 말을 잘 들어서.....울리지 말아야 할 때는....
저절로 꺼지고 그러죠.....그러니까...전혀....문제 없습니다.

최-
그런 거짓말도 한 두번이나 통하지......
일부러 휴대폰을 꺼 놓고 있고 그런다고 꼬리가 안잡힐 줄 알아요?
꼬리는 반드시 잡히기 마련이라는 걸 아셔야죠...
내가...그 꼬리를 잡아서....싹둑 잘라 버리고 말꺼야.....정말.....

소-
아니....내 꼬리를 왜 거기서 잘라버립니까?
제 마누라라도 돼시나요?

최-
무슨 그런 끔찍한 얘기를 하세요?
바람피우는 남자들은 다 혼 좀 나야돼요.....하여간.....
그건 그렇구요....
고길동씨네 집에서.....휴대폰 때문에 또 소란이 일어났답니다.

소-
그러게요....고길동씨는 그 놈의 성질 때문에....하여간.....
고길동씨가...요즘 봄을 타는지........무척 피곤을 느껴서....
누웠다 하면..거의 주검처럼 잠을 잔답니다.
오늘 새벽에도....죽은듯이 자고 있는데.......
갑자기 '방구들'이 마구 흔들리더랍니다.....
길동씨는 비몽사몽 지진이 나는 꿈을 꾸면서....소리소리를 질렀답니다.
"엎드렷~!..... 쑤구리~...."

최-
엎드리란 말을 알겠는데....쑤구리는 무슨 말인가요?

소-
고길동씨는 강원도 여행이 취미래요...하도 자주 가다 보니까....
강원도 사투리가 몸에 뱄는데요.....쑤구리는 숙이라는 말의 사투리래요....
하여간.....
고길동씨는.....자기가 지른 비명 소리에 놀라서....
화들짝 잠에서 깼습니다......

최-
그런데.....방구들을......

소-
여보세요.....방구...들이 아니구요.....
방꾸들이라고 해야죠.....냄새나게....방구들이 뭡니까?

최-
사상이 불순하니까...그렇게 들리셨던 모양이죠?
방구들을 뒤흔 들고 있는 그 소리의 정체를 알게 됐습니다.
참 어이가 없었죠....
고길동씨는 .....아주 오래전의 휴대폰을 아직도 쓰고 있는데.....
그러다보니까.....그 크기가 장난이 아닙니다....아주 웅대하죠....
혹자는 기지국을 들고 다니느냐고도 하고.....
혹자는 흉기를 들고 다니느냐고도 할 만큼 ...아주 큰 휴대폰인데....
고장이 나서 벨은 울리지도 않고....진동만 된대요.....

소-
그 휴대폰은 웅대한 크기만큼...진동도 아주 엄청나게 커서.....
한 번 울렸다 하면.....탱크가 지나가는 소리를 내곤 하는데요....
새벽 3시쯤....어디선가....전화가 걸려온 겁니다.
고길동씨는....작은 눈을 실 같이 뜨고...거실로 나갔습니다.
거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여보세요~"하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최-
새벽 어둠을 뚫고 전화기 저 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다짜고짜....
"야....자냐?" 였답니다.
고길동씨....어느 정신나간 친구가....
또 술을 먹고....전화질을 해대는가 싶어서.....
"누구시죠?"하고 아주 젊잖게 물었습니다.....

소-
그랬더니....그 쪽에서 하는 말이....
"나?.....사람...."하더랍니다.
이 말에 고길동씨....참 순진하게도.....
"어떤 사람인데요..."하고 또 물었습니다....

최-
그 말은 들은 그 사람의 대답은.....
"나...몰라?....나...장난전화치는 사람이야..."
하더라는 거죠.....

소-
성질 고약하기로 천하에 꿀릴 것 없는 고길동씨.....
또 폭발합니다....
하도 쑤셔대서 동굴만한 콧구멍이 벌렁거리더니....
눈꼬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찢어지기 시작합니다.
"야~ 임마....할일 없으면 자빠져 잘 것이지....어디 장난질이야..."
방송에서 말씀드리기엔 부적합한 말들을 마구 쏟아댑니다....

최-
장난전화를 건 사람은
고길동씨가 펄펄 뛰면서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를 다 듣고 있다가....
젊잖게 얘기합니다.
"야...화났냐?"

소-
차라리 전화를 끊어 버리고 말지.....
아메바 못지 않은 단세포동물 고길동씨......
이미...잠은 달아난지 오랩니다.....혈압이 오를대로 올랐으니까요.....
"야....화났냐?....
야...너..거기...어디....죽......내가...누군.......우리....국정원......
쥐도...새도....나....깡패야......"
이런 말들을 마구 뒤섞어 쏟아냈습니다.

최-
아닌 새벽에 이런 소란이 벌어지니까.....
고길동씨의 외동딸.......난난이와......
고지식한 선비의 피가 흐르는 오공녀씨는.....
놀라서 모두 거실로 뛰쳐 나옵니다......
응원군을 얻은 우리의 고길동씨.......
더욱 더 거친 육두문자를 날려댑니다.....
"야.....이.....삐~ 놈아......대.....삐~를......박....삐~......"

소-
그 소리를 들은 상대편은 아주 재미가 있었는지.......
또 한 마디 건냅니다...
"야...너....혼자...참 잘 논다.....아주...귀여운걸.........
그럼...이제...잘 자라~"
하더니......전화를 끊어 버립니다.
고길동씨...한 번 오른 혈압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라서....
"야....야.....너..거기...서!"
서긴 어딜 섭니까...전환데......
하여간....소리 소리를 지르다가.....
도저히 분이 안풀린 고길동씨.....
그 오랫동안....분신처럼 가지고 다니던 휴대폰을 바닥에 내동댕이 칩니다.

최-
그 성질 어디갑니까?.......
이제 고길동씨는.....휴대폰이 사라진 겁니다.......
골동품 하나가...조각이 나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거죠......

소-
요즘....강아지들도...목에 걸고 다닌다는 휴대폰......
이 휴대폰 때문에 생긴는 애환도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오늘 여러분께 드리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최-
곤히 잠든 깊은 밤중이나...새벽에 휴대폰이 울린다면....
여러분은 일어나서 받으시겠습니까?
아니면....그냥 울리게 내버려 두던가....전원을 꺼버리시겠습니까?

소-
사실....새벽녘에 전화벨이 울리면...누구나...갈등에 빠질 겁니다.
받을까...말까......?
하지만...대부분 일반전화의 경우 받으시겠죠?
시골에 홀로 계신 노모께서.....위급하다고는 걸 알리는 전화 일 수도 있고.....
다니는 직장에서 급박한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고.....
아뭏든....대개가 불안한 심정으로 전화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
하지만....
오늘의 경우는 일반전화가 아니고....휴대폰이잖아요.....
보통 ...가족의 위급한 전화는 일반전화로 올 것이고.......그런데....
새벽에 휴대폰이 울리는 경우잖아요.....
솔직히...장난 전화 일 수도.........있는거고.....
누군가...애인한테 건다고 하다가...잘 못 걸었을 수도 있고....
또.....영선씨....같은 사람이...술에 취해서....
아무 생각없이 전화를 할 수도 있고......

소-
그것 보다는요......
남자나...여자나.....솔직히 제일 불안한 게.....
혹시....옛날 애인이.....혼자 술을 홀짝홀짝 먹다 보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서....건 전화 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니면......옛날 애인이......
"너...나 버리고 어디 잘 사나 보자...."하고
앙심을 품고서.....일부러 그 새벽에 전화를 걸 수도 있는 거구요....

최-
바람둥이들은 생각을 해도 꼭 저런 식이라니까......
하여간....저런 맹구 얘기 말구요....
현명하신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런지....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전화번호는......

소-
네...저는 맹구라서.....전화 받습니다....아까...말씀드린 것 처럼.......
저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요....무조건 받습니다.....

최-
저는 다 함께 살기 때문에 그런 건 없거든요....
그래서...저 같으면 안받거나....전원을 꺼 버릴 것 같아요....

소-
지금 전화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번호는...........




200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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