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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나 딸이 성형수술을 하겠다고 하면
lakemoon  2003-03-06 18:38:22, VIEW : 3,093
소-
(다정하게)최형우씨.

최-
왜그러세요?
그렇지 않아도 저는 남자가 징그러운데...
더 징그럽게...그리고 느끼하게...왜 이러시는 거예요?

소-
에이, 농담하지 말고....

최-
농담이라뇨?
저는 남자만 봐도 닭살이 돋고....정말 미워 죽겠어..요.
왜 쓸 데 없이 댁한테 농담을 합니까?
원빈도 있고...장동건도 있는데...

소-
어..헝...정말 왜 이러시나...
저는 정말 심각한 고민을 상의해 보려고 하는데...
에이..그만 둡시다.

최-
그러면...또 맘이 약해지잖아요.
뭔데요? 이 누나가...다 들어 줄께요.

소-
누나요? 그럽시다...뭐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오늘 하루만..
제가 좀 쓰죠.
제가 좀 생겼잖아요. 키도 크고....

최-
생긴 건 모르지만...키는 조금 큽디다. 그래서요.

소-
아니, 이렇게 키 크고 잘난 저한테....
저 이상하게 생긴 심단장이 뭐래는 줄 아세요?
"야~ 소근찬아..."
아니, 제가 소근찬 입니까? 소영선이지?
"야~ 소근찬아...너...웬만하면 얼굴 작업 좀 하는 게 어때?"
아~ 이러는 거예요. 저는 꼭 썩은 오이지 비틀어 짠 것 처럼 생겨가지고...
그런데 제가 좀 순진하잖아요?"

최-
네, 좀 멍청할 만큼 순진하죠.

소-
아니 제가 요즘 심단장이 주는 술 다 받아 먹다 보니까...
얼굴이 좀 부어서 이렇게 부끼가 안빠지고 있는데...
"야..넌 말야...일단 얼굴이라고 볼 수 없어...
그건 말야...도시락에 가까워...
난, 네가 출근할 때 보면...
어~? 왜 도시락이 둥둥 떠 다니지?"
아, 이런다니까요? 그러면서
"얘 근찬아..."
그 인간은 내 이름도 모르나봐. 나 영선인데..
"그러니까...조금만 깍어...캬~! 조금만 깍으면 예술인데...
그러면...우리 쇼는 그냥 대박인데...카~! 아깝다...
야...걔 있잖아...에므 쇼단...에스 쇼단...거기서 잘나가는 애...있잖아?
아니, 왜 몰라...걔...응 그래...걔...걔 이쁘지?
걔도 말야 내가 작업하라는 말을 듣고 작업을 해서 일류 광대 됐잖아..."
이러는데...
아,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아니, 그러면...자긴 왜 안깎아요?
그게 얼굴이입니까?
솔직히 우리끼리 얘기지만...
그건 얼굴이 아니죠. 우리가 아부하느라고 고길동이지...
어디 고길동 발끝이라도 따라갑니까?
그건 거의 한 여름 바닷가에서 뙤약볕을 하루종일 쪼여서
삐삐 말라 비틀어진 미역 줄거리만도 못한 거지...안그래요?

최-
소영선씨...갑자기 왜 이러세요.
심단장 심뽀 몰라서 그러세요? 이러는 거 알면...
내일부터 코끼리 막사 응가 치워야 돼요...꼬끼리 걔네들..장난아니랍디다.
저기 심단장 듣기 전에 빨리 다른 말 하세요.

소-
(귀엽게 애교 떨면서)네~! 오늘 '답이 뭐지요?'는요...
어머..어쩌나...부끄러워라...아이잉~ 아이잉~ 심단장 나 이뻐?
아니, 내가 왜 이러지? 군대에서 잘 나가던 천하의 소병장이...
사회 나와서 완전히 스타일 망가지네...
네? 아녜요...심단장 팔뚝 굵다구요.

최-
(정색하면서)네,
어느 날...군대에서 그렇게 잘 나갔다던 소병장이
드디어 군대를 제대하고...사회의 일원으로 이나라에서 큰 일을 하겠다고...
소위 잘 나간다는 회사마다...입사원서를 제출합니다.
대학 4년 내내 한 눈 안 팔고..공부만 열심히 한 덕택에...
소병장은 모든 시험을 다 통과해 최종 면접까지는 별 문제 없이 올라갑니다.
그러나...항상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빠져 있는 겁니다.
소병장은 이러기도 한 두번이지....하도 이런 경우가 반복되자...
어느 날은 못 먹는 술을 잔뜩 마시고...
인사팀장을 찾아 갑니다.
"아니...아저씨...
지가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예비역 병장, 소병장이걸랑요?
이 소병장이 왜 찾아 왔는지 물어 볼려고 그랬죠?
아이거...헤헤헤...그래도 뇌는 있어가지고....
지가 말입니다....대학 4년 동안 올 A학점...
두 유 노? 올 A? 알리가 없지....꺽~! 언제 구경이나 했겠어...?
그런데...내가 왜...와이...어떻코롬...떨어쪘느냐고라....잉?"

소-
사실 소병장이라고 해서 모를 리가 없었습니다.
소병장도 뇌는 있었거든요.
그것도...괜찮은 대학에서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아 온
올 A의 화려한 성적표까지 받아 온 수재였으니까요.
소 병장은 어릴 때...많이 들어 오던 말이...
"어이구...이 놈...장군감이야...어쩌면...눈이 이렇게 부리부리 한게...
머리통 좀 봐...어유...큼지막 한 게...나중에 큰 일 할 녀석이야..."
소병장은 겨우 두 살때 들었던 그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뇌가 특별한 사람인가 봐요.
하지만, 소 병장은 고등학교 때 미팅가서 들은 얘기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소병장도 뇌가 있으니까요.
그 얘기는
"어머, 쟤는 머리만 있어...너..혹시..쟤..몸통이나..다리 봤니?"
"얘 그러지마...가수가 될 수도 있어...
하긴 뭐...비교는 안되지만..요즘 머리가 조금 큰 가수가 최고잖니.."
그 때가 아마...
'마른 털인가'하는 가수가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란 노래가 히트할 때였을 겁니다.
소병장은 그날 이전까지만 해도...
어금니를 굳게 다물면서...용기를 냈더랬습니다.
"그래...이제...우리의 세상이 온 거야...
이제는 도시락형 얼굴이 세상을 지배할 거야..."
하고 용기 충천해서 미팅에 나갔더랬습니다.
그런데...이게 무슨 봉변입니까?
소병장은 그 날 집에 들어 와서 엄마에게 아주 심하게 대들었습니다.
"엄마, 왜 나를 도시락으로 낳아서...사람 취급도 못받게 하느냐"며...
하지만...그건 잘 못된 반항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소병장은 아버지를 아주 심하게 쏙 빼 닮았으니까요.
아버지는 그 때까지 숨기고 계셨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까..일제 때의 별명이 '벤또'였답니다.
벤또는 도시락의 일본식 발음인 모양입니다.

최-
그래요. 소병장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외모만 따지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잘 못 된거지...
그렇다고 해서 소병장이 못생겼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소 병장은 요즘도 집에 가면...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여동생...외당숙...
사돈의 팔촌까지...한꺼번에...모두 버선발로 달려 나오면서...
이런답니다....
"어유~ 우리 미나미 왔어?"
처음 그 광경을 목격하는 사람들은
미나미라는 말에
"아니? 소병장이 원래 일본 사람이었나? '미나미'라니?"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알고보니...미나미라는 말은
"미남"...그러니까 잘생긴 남자란 말에...조사 '이'를 붙여서
발음나는 대로 부르는 말이랍니다....미나미라구요?
하여간...그는 미나미였습니다. 적어도, 그 집안에서는...

소-
소병장은 대학때 미팅에서 한 번 봉변을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자신이 그렇게까지..못생겼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살다 보니까
세상엔 참 별 희한하게 생긴 사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그렇게 배꼽을 잡으며 재미있게 보던...만화영화 둘리의 ...
고길동 같은 인간도 소병장이 실제로 목격한 적이 있기 때문이었죠.
여러분이 궁금하시면...
가요쇼 생방송할 때 한 번 놀러 오시면 직접 확인 할 수도 있답니다.
그 다음에 배를 잡고 뒤집어져서 다시는 못 일어나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는 못한답니다.
하여간...
요즘 갑자기..TV에...외계인 처럼 머리 작은 애들이 나와서...
인기를 끄는 바람에...뭐, 머리 작은게 무척 잘 생긴 거로
우리 국민들은 심하게 착각하고 있다며...
소병장은 ....매일 잠꼬대를 합니다.
"(맹구처럼)으~헝...두고 보자...우~이잉~
도시락형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곧 지구를 지배할 거야...
그러면...너 형우는 내가 왕비시켜줄 께...우허헝~"

최-
소병장이 참 안됐습니다.
무슨 죄가 있겠어요. 머리 생긴 게 뭐가 중요합니까?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생각이 중요한거지...
그래도 누구를 왕비 시켜준다는데...
그런데...나중에 소문을 들어보니까
소병장은
실력으론 국회...아니...청와대까지 갈 실력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플라스틱 도시락 공장의 작업반장을 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다행이죠. 뭐.
소병장은 자기 닮은 것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 내면서...
지금은 전 세계의 도시락계를 호령하고 있다고 해요.
그 동생은...사촌 동생인가?
하여간 그 소병장의 소...아무개라는 동생은...
지금...소병장과 똑 같은 모습을 하고서도...
지상최대의 쇼. 가요쇼의 광대를 하고 있다는데...
인기 절정이라는 거예요. 저도 그 동생의 이름은 절대로 모르겠어요.
정말 모릅니다. 소영선이란 걸...

소-
몰라요?
거 이상하네...? 난 알걸랑요...

최-
알아요?

소-
알 것 같아요...
아마 저인 것 같아요.

최-
그래도 뇌는 있어가지고...

소-
네, 오늘의 문제를 드리겠습니다.
오늘 문제는 너무 쉬울 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수험생의 시험이 끝나고...
대학 졸업생들도...졸업을 앞두고...
성형수술의 유혹을 받게 될 겁니다.
만약...
내 아들이...그리고...내 딸이...
나를 꼭 빼 닮았다고 할 때....
그러니까...누가 봐도 내 모습과 복사판이라고 할 때....
아들이...혹은 딸이...
성형 수술을 받겠다고 한다면...

"나는 빚을 내서라도...수술시켜 주겠다.
왜냐하면...나는 부모로서 내 자식의 장래를 위해...
그 정도는 얼마든지...그리고..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옛말에나 부모로부터 받은 몸에 손을 안댔지...
요즘에야... 감자껍질 깎아 내는거와 무슨 차이가 있겠어...
난 수술 해줄거야" 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최-
아니면,
"아니, 수술 잘 돼야 본전이라는데...
아니...본전이 아니라...수술해서..몇 배가 남는다고 해도...
난 내 눈에 흙 들어 오기 전에...죽어도 그런 일 못해...
그래...난...이 얼굴 가지고... 여태껏 살았다..어쩔래...
저만 열심히...그리고...성실히 살면 그게 성공이지....
너도 나도 수술해서...길거리 모든 사람이...
다 김희선이고...송혜교면....뭐해....
아니...내가 낳은 애가...나를 닮은게 당연하지...
왜 수술 시켜서...옆집 아저씨나...옆집 엄마를 닮게 만들어...
난 죽어도 그런 짓 못해..."
이렇게 생각하시는지요.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소-
네,
어쩌면...오늘 저희가...이상한 질문을 드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전화번호는...



200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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