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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딸이 남자친구와 여행가는 것을 눈치챘을 때
lakemoon  2003-03-06 18:37:07, VIEW : 3,371
최-
소영선씨
여행의 매력은 뭘까요?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사람들이 여행...여행 하는 거죠?

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경치가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곳에서....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과...파란 바다의 넘실거리는 큰 파도...
아니면...깊은 산속의 맑은 계곡물을 감상하는 감동...
뭐 그런게 아닐까요?
때에 따라선....지역 향토음식을 음미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역사공부나 자연공부, 사회공부도 시켜주고....
뭐...어떤 사람은 여행을 다니면서 인생을 배운다고도 하더군요.
아 참...가요쇼의 단장은
여행광인데요.
여행을 그렇게 광적으로 좋아하는 이유가
낯선 곳에서...설레는 가슴을 부여잡고...소주 먹는 재미 때문이라니까..
뭐 여행을 여러가지 이유로 가는 모양이예요.

최-
아~ 여행을 가 본 적이 언제인지 이제 기억도 나질 않네요.
졸업여행 다녀 온 게 끝이었나...?

소-
방송하느라 여행 못 간다는 얘기 하고 싶은가 본데...
여행 가고 싶으면...가셔도 될걸요?

최-
여자 DJ 새로 구하려구요?
어디 나처럼 예쁘고 방송 잘 하는 DJ 있을 것 같으신가요?
우~욱. 내가 생각해도 정말 심했다...
죄송합니다.

소-
괜찮아요. 가요쇼에서 최형우씨의 설정이..
어차피 어설픈 공주병이니까....
다 이해하십니다.

최-
고마워요. 형우 이쁜 건 4천만이 다 아는거죠?

소-
글쎄요. 뭐 4천만이 아니면...하다 못해 4명이라도 알겠죠.

최-
네...그러면...이쁜 형우~ 아주 고마운 마음으로
"오늘 답이 뭐지요?"의 주제를 서서히 풀어보겠습니다.
여행은 청춘남녀에게 있어서
더욱 더 가슴 설레는 일일 겁니다.
안 보면 보고 싶고...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사랑하는 청춘남녀들은....
어떻게 하면...사랑하는 사람과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을까...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기 마련입니다.
손에 땀띠가 나도록 꼭 잡고 있어도...
자꾸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둘만의 환상적인 여행을 계획하기에 이릅니다.

소-
네, 오늘의 주인공은
올해 22살 된 여대생 최꼭지양입니다.
꼭지양은 같은 과 선배인 소도득군을 남몰래 흠모해 왔습니다.
소도득군이 지나가는 길목에 미리 잠복해 있다가
폴짝 나타나서
마치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처럼...
상당히 반가워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런 계획된 우연을 이용해서
최꼭지양은 결국 소도득군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최-
사실 소도득군이 그리 잘생기거나...돈이 많거나...그래서
좋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웃을 때 저 쪽 어금니 하나가 금으로 돼 있어서...
그걸 보고 혹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최꼭지양은 소도득군의 우직한 성품과...
남의 불편을 잘 헤아려 주는 속깊음에 마음이 갔습니다.
아직은 결혼을 생각할 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부모님께 소개를 해도....
마음에 들어하실 거란 믿음을 가졌습니다.
최꼭지양이
소도득군과 교제를 시작한지 어언 석달이 돼가던 어느 날...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됩니다.

소-
소도득군은
갑자기 그 뚜꺼운 입술을 동지섣달 문풍지 떨 듯 바르르거리면서...
호랑이 선생님께 불려간 학생처럼 무척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아마...태어나...그렇게 어렵게 말을 꺼내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노가리 안주에 소주 두 병을 비우고서야...
그 묵직한 입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저...기...저기 말야..."

최-
"응? 어디"

소-
"응~ 그게 아니구...저...기..."

최-
"그래, 저기 어디?"

소-
"그게 아니라니까...너 맹구냐?
너하고 여행을 갔으면 하는데...." 라며
하고 싶은 말을 겨우 꺼내 놓을 수 있었습니다.
소도득군이 최꼭지양에게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 것은
단둘이 여행을 가서...
최꼭지양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그런 엉큼한 생각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최-
최꼭지양은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여성의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일단은 무척 화를 내기로 했습니다.
"아니,오빠 너...웃기는 인간이구나...
알고 보니까...소도득이 아니고...순 소도둑 같은 인간이구나...
정말 웃겨....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우리 절교해...
앞으로 나한테 전화 하지마..."
일방적으로 한 방 쏘아 주고서...
최꼭지양은 핸드백을 낙아채듯 집어들고...자리를 박차고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화를 내고 일어나긴 했지만....
최꼭지양은 속으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눈 앞엔 벌써....강릉 경포바다의 푸른 파도가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소-
소도득군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평소 최꼭지양이 동해의 바닷가 여행이 꿈이라는 얘기를
자주 해 왔기 때문에....
그동안 용돈을 꼬깃꼬깃 모아서 여행비용을 마련한 것이었는데...
갑자기 소도둑 취급을 받게 된게...참으로 기가 막히고 서글펐습니다.
소도득군은 최꼭지양을 사랑하긴 하지만
결혼을 하기 전에는
손끝 하나 안대고 최꼭지양을 소중하게 지켜주기로 다짐까지 했습니다.
그저...바다 구경을 시켜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최-
하지만...어디 그게 그렇습니까?
한창 젊은피가 펄펄 끓는 청춘남녀가...
아무일 없이 밤을 날 수 있다고...그 누가 장담을 한단 말입니까?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최꼭지양은 호랑이같은 아버지의 허락을 받을 길이 없었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알아채신다면....
아버지 표현대로..."다리 몽댕이"가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최꼭지양은 사랑하는 소도득군과 바다구경하고 싶은 욕심에
시나리오를 짜내기 시작합니다.
몇몇 친구들에게 미리 아리바이를 맞춰 놓고
학교에서 단체로 MT가는 걸로 완벽한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소-
하지만...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최꼭지양의 아버지는 다 알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것뿐 아니고...딸 최꼭지가 교제하고 있던
소도득군의 품성이나...학교성적...
참고로...무역영어가...권총인 F였다는 것 까지...
딸과 관련한 주위의 모든 사항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최-
이들은 아름다운 강릉 바닷가 여행을 잘 다녀오고...
다행이
2년이 지난 어느날 결혼에 골인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문제는 이겁니다.
만약 다 큰 딸이...
남자친구와 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때...
내가 엄마라면
내가 아버지라면...어떻게 하실런지요?
"내 눈에 흙들어 가기 전엔 절대 그런 꼴 볼 수가 없다"이신지요?
아니면
"딸이 자기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모른척 해준다"이신지요?

소-
글쎄요...
제가 아버지 입장이라면....
절대 허락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금이야 옥이야...불면 날아갈세라...만지면 터질세라...
곱게 가꿔온 딸을 소도둑 같은 놈하고 여행을 가라는 건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은데요.

최-
하지만...
저도 들은 얘긴데요.
어른들도...결혼하시기 전에...
애인하고 한두번쯤은 여행을 다녀오셨다는데요?
그러면..."나는 되지만...너는 안돼!" 이런 식이잖아요.

소-
머리 나쁜 우리끼리 이러지 말고
청취자 여러분의 현명한 답을 들어 보죠.

최-
네, "답이 뭐지요?"
오늘의 문제 다시 말씀드리면
만약 다 큰 딸이...
남자친구와 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때...
내가 엄마라면
내가 아버지라면...어떻게 하실런지요?
"내 눈에 흙들어 가기 전엔 절대 그런 꼴 볼 수가 없다"이신지요?
아니면
"딸이 자기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모른척 해준다"이신지요?
전화 기다리겠습니다.

소-
전화번호는....



200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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